내가 119에 전화해 본 것은 2번이다. (아, 실제로 전화한 것은 1번 밖에는 없구나)
첫번째는 응급실에 실려갔을 때인데, 나중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찌나 감사하던지. 아마 그 때 119의 감사함을 가장 절실히 느꼈던 듯 하다. 제정신이 아니었던 탓에 얼마나 걸렸었는지는 잘 생각나지 않지만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던 듯한데....
두번째는 몇 년 전 길에서 쓰러진 사람을 보고 전화했을 때이다. 대낮에 길에 쓰러진 중년의 남자를 보고 처음엔 술에 취해 자는 줄 알고 지나쳤다. 하지만 잠시 후 다시 지나가다가 실뇨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, 그 곁에 떨어져있는 약봉지를 보게 되었다.(근처에 시립대형병원이 있었음) 어쩌나~~하고 보고 있는데 한 청년이 다가와 무슨 일이냐고 묻길래 기절한 것 같다~라고 이야기 했다. 그러자 그 청년, 쓰러진 사람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하는 눈치였다. 119에 신고를 하는 거겠지...했다.
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둘 무슨 일이냐고 모여들기 시작했고, 나야 곧 올 119를 기다릴 따름이었는데...(이런 일이 있을 경우 끝까지 보고 가는 것이 꿈자리를 편하게 하는 일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에;;;) 기다려도 119가 오질 않는거다.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. 전화를 하는 듯하던 청년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는 것을.....헐;;;;;
다가가는 사람도 없이 쓰러져 있던 그 아저씨. 나중에 한 여자분이 다가가서 정신차리라며 머리를 일으키며 뺨을 때리...;;;;(나중에 들었는데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하더라)
결국 내가 119에 전화를 했다. 상황을 알리고 기다렸다. 금방 올 줄 알았는데... 늦는구나...싶었다.
좀 더 기다렸다. 10분쯤 후에 확인전화가 왔다. 장난전화인 줄 알았나?
그 다음에 다시 전화가 왔던가? 그래서 위치까지 설명을 다시 했다.
그리고 처음 전화한지 20분쯤 지나 구급차가 왔다. 그리고 실려가는 모습을 보고서 집으로 발을 돌릴 수 있었다. (함께 계셨던 어머니는 병원까지 같이 가보자고 하셨으나.... 거기까진 아닌 것 같아서 내가 말렸다;;)
처음 쓰러진 것을 발견해서 119에 내가 전화할 때까지가 30여분쯤 걸렸을테고(다들 주정뱅이인줄 알고 그냥 지나갔으니;;) 신고 후 119에 실려간 것까지 하면 한 1시간 남짓 걸린 듯 싶다. 위급환자였다면....;;;;
그 후로 가끔 그 사건이 생각나면 소름이 돋곤 했다. 내가 그런 상황이었더라면... 대낮에 백주대로에 쓰러져 있는데 사람들이 그냥 지나쳐간다면.... 게다가 의식은 있는 상태여서 그것을 인지할 수 있다면 얼마나 끔찍할른지.(그런 면에 있어서는 남자들은 참 불쌍하다. 여자가 그렇게 있었다면 바로 누군가 신경을 썼을텐데;;;)
아무튼 그 일때문에 이전 일로 119에 쌓아두었던 호의는 약간 줄어들게 되었다.
119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에 대한 감사함이야 100번을 말해도 부족함이 없다. 실제로 우리가 위험에 처해있을 때 목숨을 걸고 우리를 도와주시는 분들이니. (사실 우리나라의 소방대원들에 대한 처우는 부족하다 못해 심할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다. 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는 분들이다)
하지만 엉성한 시스템과 (항상 우리나라는 시스템이 문제다) 형편없는 투자와 몇몇의 미꾸라지들(소방관계 허가일에 종사하는 공무원에 대한 평가는 아무도 좋게 주지 않는 듯하다;;)때문에 싸잡아서 비난을 받으니....
하....
대접받을만한 사람이 대접받는 세상은 언제쯤에나 오려는지. 제대로 된 시스템이 돌아가는 세상은 언제쯤 보게 되려는지.